도박 권하는 '카지노 술집' …도박개장죄 인정


도박 권하는 '카지노 술집' …도박개장죄 인정

이잡아 0 637

술을 마시며 카드놀이 등을 할 수 있는 일명 '카지노 술집'에 대해 '도박장소개설' 죄가 인정됐다.



카지노 술집은 블랙잭·룰렛·바카라 등 카지노 게임 기구를 갖춘 뒤 술과 음료를 파는 곳이다.


손님이 입장료 1만~1만 5000원을 내면 칩 10~15개를 주는데 칩은 게임과 각종 이벤트에 사용할 수 있다. 퇴장하면 칩을 보관할 수도 있다. 칩이 이곳에선 사실상 돈으로 쓰이는 것이다.


식품위생법 위반으로 적발돼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지난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대전의 한 술집에서 카지노 테이블을 설치해 손님들에게 만 원을 받고 술과 칩을 제공해왔다.


손님들은 블랙잭 등 게임을 해 획득한 칩을 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고, 이벤트가 있는 날에는 보유하고 있는 포인트를 주류 등으로 교환할 수도 있다.


특히 이곳에서 손님들은 친분이 전혀 없는 타인과 블랙잭 등 게임을 할 수 있었고, 종업원은 카지노 테이블을 갖춘 상태에서 딜러로 일했다.


A씨는 손님들이 도박을 위해 칩과 함께 술을 구매하도록 하고 획득한 칩을 포인트로 변환해 이벤트가 있는 날 가게에서 주류 등으로 교환할 수 있게 했다.


적립한 포인트는 당일에 사용할 수 없어 손님들이 다시 가게를 찾아오도록 유도해 영리의 목적이 인정됐다.


애초 A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식품위생법 위반'이었지만, 공소장 변경 등을 통해 실제 A씨에게 인정된 혐의는 '도박장소개설'이다.


그동안 주로 카지노 술집에 대해 인정된 죄명은 '식품위생법 위반'이었다. 이들은 업소에서 도박이나 기타 사행 행위를 방지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현금'으로 칩을 사지 않는다는 애매한 영업 방식으로 도박개장 혐의는 적용하기 어렵다는 등 의견이 분분 해왔다.


업주들 역시 카지노 술집은 현금으로 칩을 사고파는 것이 아니므로 자체만으로 불법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칩'을 재물로서 가치를 갖는 물건으로 인정해 A씨가 영리 목적으로 도박을 하는 장소를 개설했다고 봤다.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대전지법 형사 11단독 김동희 판사는 도박장소개설 혐의로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손님들이 게임을 하며 따거나 잃는 칩은 일정량 이상 모였을 때 주류 등으로 교환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 재물로서의 가치를 갖는 물건"이라고 판시했다.


또 "손님들은 친분이 전혀 없는 타인과 게임을 할 수 있고, 종업원이 딜러로 일했으며 이러한 점을 비추어 보면 도박이 일시 오락의 정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도박장소 개설죄에서 영리의 목적이란 반드시 도박개장의 직접적 대가가 아니라 도박개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얻게 될 이익을 위한 경우에도 영리의 목적이 인정된다"며 "피고인에게 영리의 목적이 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번 판결처럼 카지노 술집에 대해 도박개장죄가 인정되면 해당 업소에서 블랙잭 등 게임을 한 손님에 대해서도 도박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대전지법 한 판사는 "이번 경우 손님이 도박죄로 기소된 건 아니지만 칩에 대해 재물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고 도박개장죄가 인정된 카지노 술집에서 단순 '놀이' 이상의 게임을 한다면 도박죄가 성립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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